빌드 플레이트
'첫 레이어가 안 붙는다'와 '떼다가 부러뜨렸다'를 동시에 결정하는 판
'첫 레이어가 안 붙는다'와 '떼다가 부러뜨렸다'를 동시에 결정하는 판
빌드 플레이트는 출력물이 얹히는 바닥판입니다. 첫 레이어가 붙느냐 마느냐가 여기서 갈리고, 출력이 끝난 뒤 물건을 떼어낼 때 손이 편하냐 아니냐도 여기서 갈립니다. 초보자가 가장 오래 헤매는 두 가지 문제 — 안 붙어서 스파게티가 되는 것과, 너무 잘 붙어서 떼다가 부러뜨리는 것 — 이 사실 같은 부품의 양면입니다. 접착력이 강한 판일수록 첫 문제는 사라지고 두 번째 문제가 커집니다.
그래서 빌드 플레이트 선택은 '어느 게 제일 좋은가'가 아니라 '내가 주로 쓰는 소재에서 접착과 탈거의 균형이 어디쯤인가'를 고르는 일입니다. 같은 PEI 시트가 PLA에는 이상적인데 PETG에는 재앙이 되는 식이라, 소재별 궁합을 모르면 시트를 한 장 뜯어먹고 나서야 배우게 됩니다.
또 하나 자주 놓치는 점은, 판을 바꾸면 Z 오프셋도 함께 바뀐다는 것입니다. 유리판과 스프링스틸 시트는 두께가 다르고, 텍스처면과 스무스면도 표면 높이가 미세하게 다릅니다. 판을 갈아 끼운 첫 출력에서 노즐이 판을 긁거나 반대로 붕 떠서 실패하는 사고의 대부분이 이 지점입니다. 판을 바꿨다면 첫 레이어를 한 번 보고 오프셋을 다시 잡는 게 정석입니다.
판을 바꾸면 두께가 달라져 Z 오프셋을 다시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유도형 센서는 금속만 감지하므로 유리판으로 갈아 끼우는 순간 프로빙이 안 됩니다 — 판과 센서는 같이 결정해야 하는 조합입니다.
PETG는 PEI에 화학적으로 눌어붙어 떼어낼 때 시트를 뜯어내는 대표적인 조합입니다. 글루스틱을 분리제로 깔거나 PETG 전용 판을 따로 두는 편이 시트를 살립니다.
ABS·ASA는 수축이 커서 높은 베드 온도가 필요합니다. 자석 시트의 내열 한계와 정면으로 부딪히는 지점이라, 고온을 상시로 쓸 계획이면 판 방식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용도가 다릅니다. 텍스처는 접착과 탈거의 균형이 좋아 범용으로 무난하고, 대신 바닥면에 무늬가 찍힙니다. 스무스는 바닥이 매끈하게 나오는 대신 접착이 과해질 수 있고 지문·기름에 훨씬 민감합니다. 판을 하나만 둘 거면 텍스처가 안전한 출발점이고, 바닥이 보이는 물건을 자주 뽑는다면 스무스를 하나 더 두는 순서를 권합니다.
PETG가 PEI에 눌어붙는 것은 잘 알려진 조합 문제라 사용자 잘못이 아닙니다. 다음부터는 글루스틱을 얇게 발라 두 재질이 직접 닿지 않게 막으세요 — 접착제가 아니라 분리제로 쓰는 것입니다. 베드 온도도 붙는 선에서 범위의 낮은 쪽으로 내려 보면 눌어붙음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PETG를 자주 쓴다면 아예 PETG 담당 판을 따로 두는 것이 시트를 오래 쓰는 길입니다.
평평함과 바닥 광택에서는 확실히 유리합니다. 대신 그 매끈함 때문에 접착이 약해 스틱풀 같은 보조제를 계속 발라야 하고, 무거워서 베드가 왕복하는 구조에서는 속도에 불리합니다. 휘어지지 않으니 탈거도 스크레이퍼 작업이 됩니다. 요즘 대부분의 프린터가 자석 스프링스틸로 간 이유가 이 관리 부담을 없애기 위해서라, 손이 덜 가는 쪽을 원한다면 유리는 최선이 아닙니다.
정해진 주기는 없습니다. 표면이 긁히거나 파여서 그 자리에서만 유독 안 붙기 시작하면 수명 신호로 봅니다. 다만 그 전에 반드시 청소를 먼저 해 보세요 — 접착력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경우의 상당수가 눈에 안 보이는 기름막 때문이고, 알코올이나 따뜻한 물에 설거지 세제로 닦으면 새 판처럼 돌아옵니다. 그래도 안 되고 표면 손상이 눈에 보인다면 그때가 교체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