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 환기 — ABS는 기종 유형마다 다르다
ABS는 제조사가 여과와 환기를 따로 요구하는 소재입니다. 그런데 배기를 세게 돌리면 출력이 망가집니다. 오픈형·밀폐형·능동 배기 세 유형으로 갈라 정리했습니다.

ABS를 뽑으려고 검색하면 "환기하세요"라는 말만 반복해서 만납니다. 그런데 정작 무엇을 어디에 어떻게 다는지는 잘 안 나옵니다. 게다가 프린터가 오픈형이냐 밀폐형이냐에 따라 해야 할 일이 완전히 달라지는데, 그 구분 없이 "덕트를 빼세요"로 끝나는 글이 대부분입니다.
이 글은 제조사가 공개한 문서를 기준으로 내 프린터가 어느 유형이고,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갈라 정리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흔한 오해를 먼저 깹니다 — 배기를 세게 돌리면 ABS 출력이 오히려 망가집니다.
※ 이 글은 뱀부랩 공식 위키와 한국 공식 스토어 표기(2026-08-31 확인)를 근거로 정리했습니다. 뽑로그가 직접 배기 시스템을 만들어 측정한 값은 없으며, 기종별 사양과 문서는 이후 갱신될 수 있습니다. 전기·환기 설비를 직접 손보는 작업은 이 글의 범위를 넘습니다.
왜 ABS만 환기를 따로 이야기할까?
제조사가 소재를 나눠 적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뱀부랩 A1 공식 FAQ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ABS and ASA release harmful and irritating gases during printing. Therefore, they require higher air filtration and ventilation.
(ABS와 ASA는 출력 중 유해하고 자극적인 가스를 방출합니다. 따라서 더 높은 수준의 공기 여과와 환기가 필요합니다.)
PLA·PETG에는 붙지 않는 문장입니다. 냄새의 문제만이 아니라 여과와 환기를 따로 요구한다고 제조사가 명시한 소재가 ABS·ASA라는 뜻입니다. 소재 자체의 성질과 온도 범위는 ABS 소재 정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주의할 점은 냄새가 판단 기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냄새가 없다는 것과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다릅니다. 실내 환경 전반의 판단 기준은 아파트에서 3D프린터 돌려도 될까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배기를 세게 돌리면 왜 출력이 망가질까?
여기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배기 시스템을 파는 쪽에서는 잘 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ABS는 식으면서 수축하는 소재입니다. 그래서 챔버 온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모서리가 들뜨고(워핑) 층이 갈라집니다(층 분리). ABS 출력에서 냉각 팬을 끄거나 최소로 쓰라고 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그런데 배기는 정확히 그 반대 일을 합니다. 챔버 공기를 빼내면 열도 같이 나갑니다. 뱀부랩 H2 시리즈 문서가 이 관계를 그대로 적고 있습니다.
When the active chamber exhaust is open, it allows the air inside the printer chamber to be vented out, while closing it provides a sealed environment for the printer.
(능동 챔버 배기를 열면 프린터 챔버 안의 공기가 배출되고, 닫으면 밀폐된 환경이 됩니다.)
즉 여는 순간 환기가 되고, 닫는 순간 출력 조건이 좋아집니다. 둘을 동시에 최대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실무의 답은 "세게 돌린다"가 아니라 타이밍입니다.
- 출력 중 — 챔버를 유지하는 쪽이 우선입니다. 배기를 열더라도 최소로 둡니다.
- 출력 직후·문을 여는 순간 — 챔버에 갇혀 있던 공기가 한꺼번에 나옵니다. 여기가 환기가 가장 필요한 시점인데 대부분 놓칩니다.
- 사람이 같은 방에 있는 동안 — 출력을 시작하지 않는 편이 가장 싼 대책입니다.
유형이 다르면 손댈 곳도 다릅니다 — 오픈형은 상자부터, 밀폐형은 필터, 배기 있는 기종은 개폐 타이밍입니다.
내 프린터는 어느 유형일까?
제조사 문서를 기준으로 나누면 셋입니다. 어느 칸에 있느냐가 할 일을 정합니다.
| 유형 | 예 | 제조사가 말하는 것 | 해야 할 일 |
|---|---|---|---|
| 오픈형 | A1, P1P, 엔더3 계열 | 밀폐·정화 기능이 없어 ABS 비권장 | 인클로저부터. 소재 변경도 선택지 |
| 밀폐형 + 활성탄 | P1S, X1 계열 | ABS의 냄새·유해가스 대응으로 필터 탑재 | 필터 교체 주기 관리 + 방 환기 |
| 밀폐형 + 능동 배기 | H2 계열 | 배기 개폐로 배출/밀폐를 고른다 | 개폐 타이밍 + 필터 + 배관 여부 |
오픈형이라면 무엇을 해야 할까?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제조사가 말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뱀부랩 A1 FAQ 원문입니다.
As A1 is an open-frame printer without air-tight sealing or purification capabilities, it is recommended not to use A1 for printing ABS and ASA unless in well-ventilated environments at a safe distance from people.
(A1은 밀폐나 정화 기능이 없는 오픈 프레임 프린터이므로, 환기가 잘 되고 사람과 안전한 거리가 확보된 환경이 아니라면 ABS·ASA 출력에 A1을 쓰지 않기를 권합니다.)
같은 제조사가 같은 라인 안에서도 등급을 갈라 적습니다. 한국 공식 스토어의 지원 필라멘트 표기를 보면 오픈형 P1P는 ABS·ASA가 "가능"인데, 밀폐형 P1S는 같은 소재가 "권장"으로 올라갑니다. 상자 하나 차이로 제조사의 표현이 바뀌는 셈입니다.
그럼 인클로저를 씌우면 되나
기종에 따라 다릅니다. ⚠️ A1은 제조사가 인클로저 사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 구조상 열이 갇히면 안 되는 부품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상자만 사서 씌우면 된다"가 모든 오픈형에 통하지는 않습니다. 자기 기종 문서를 먼저 확인해야 하고, 라인별 구조 차이는 뱀부랩 3D프린터 라인부터 골라야 하는 이유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현실적인 선택지는 셋입니다. 밀폐형으로 기종을 옮기거나, 인클로저가 허용되는 기종이라면 상자와 환기를 함께 갖추거나, ASA가 아니어도 되는 용도라면 PETG로 소재를 바꾸는 것입니다. ABS가 꼭 필요한 이유가 내열이나 아세톤 후가공이 아니라면 마지막 선택지가 가장 쌉니다.
밀폐형 + 활성탄 필터면 끝일까?
아닙니다. 필터가 무엇을 하는지 제조사가 적어 둔 대로 읽어야 합니다. 뱀부랩 X1 활성탄 필터 문서입니다.
The X1C comes with a carbon filter which is used for filtering the air from the enclosure before it is expelled outside. Each one's Working Life: 1440 hours (60 days) cumulative printing time.
(X1C에는 챔버의 공기를 밖으로 배출하기 전에 거르는 카본 필터가 들어 있습니다. 수명은 누적 출력 1,440시간(60일)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읽어야 합니다. 첫째, 필터를 거친 공기는 결국 밖으로 나갑니다 — 여기서 "밖"은 집 밖이 아니라 챔버 밖, 즉 당신의 방입니다. 둘째, 필터는 소모품이고 제조사가 숫자를 줬습니다.
1,440시간은 얼마나 되나
하루 4시간씩 돌리면 1년, 하루 8시간이면 반년입니다. H2 시리즈 문서도 같은 값(누적 1,440시간 또는 60일)을 제시하고, 레이저 기능을 쓰는 경우의 주기는 아직 테스트 중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인클로저를 샀다는 사실보다 마지막으로 필터를 언제 갈았는지가 실제 성능을 정합니다.
그리고 활성탄이 대응한다고 문서가 말하는 대상은 VOC(냄새 성분)입니다. H2 공기 필터 문서는 "챔버의 공기를 걸러 VOC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고 적습니다. 미세입자까지 걸러 낸다는 주장은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필터가 있어도 방 환기는 별개로 필요합니다.
능동 배기가 있는 기종은 뭐가 다를까?
H2 시리즈에는 챔버 공기를 내보내는 능동 챔버 배기가 7개 달려 있고, 열고 닫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스모크 배기 파이프와 어댑터가 구성품으로 들어 있는데, 이는 원래 레이저 가공 연기 배출용입니다.
3D 출력에서 이 배관을 쓸지는 선택입니다. 제조사 FAQ에 참고할 만한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Based on our tests, the air purifier causes significant air blockage, while the airflow resistance of the exhaust pipe is within an acceptable range.
(자체 테스트 결과, 에어 퓨리파이어는 공기 흐름을 크게 막는 반면 배기 파이프의 유동 저항은 허용 범위 안이었습니다.)
즉 배관을 다는 것과 별매 정화 장치를 다는 것은 결과가 다릅니다. 배관 쪽이 저항이 적다는 것이 제조사 테스트의 결론이고, 정화 장치는 출력 시 떼는 쪽을 권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체적인 값은 카탈로그가 아니라 FAQ와 정비 문서에 들어 있습니다.
덕트를 밖으로 빼려면 무엇을 확인할까?
⛔ 뽑로그는 이 구성을 직접 만들어 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특정 제품을 지목하지 않고, 고를 때 무엇을 보는지만 정리합니다.
| 부품 | 확인할 값 | 왜 |
|---|---|---|
| 덕트(호스) | 지름이 프린터·인클로저 배기구와 맞는가 | 어댑터 없이 억지로 물리면 그 틈으로 다 샙니다 |
| 인라인 팬 | 풍량 단위(CMH 또는 CFM)와 소음(dB) | 단위를 섞어 비교하면 용량 판단이 어긋납니다 |
| 필터 | 활성탄인지 입자용인지 | 활성탄은 냄새 담당입니다. 목적이 다르면 등급도 다릅니다 |
| 창문 어댑터 | 창을 닫은 상태로 고정되는가 | 창을 열어 두면 배출한 공기가 그대로 되돌아옵니다 |
필요한 풍량을 계산하는 방법은 아래 참고 영상 중 첫 번째가 다룹니다. 챔버 부피와 시간당 교체 횟수로 잡는 방식인데, 우리가 검증한 값이 아니라 계산 자체를 보여 주는 자료로 겁니다. 방진 마스크 같은 개인 보호구는 방진마스크에, 실내 습도 관리는 온습도계에 정리돼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위험합니다
- 배기구를 실내 다른 방으로 돌리기 — 옮겼을 뿐 없앤 것이 아닙니다.
- 창을 열어 둔 채 창틀에 덕트만 걸치기 — 밖으로 나간 공기가 그대로 되돌아옵니다.
- 가연성 용제와 같은 공간에 두기 — ABS 후가공에 쓰는 아세톤은 인화점이 약 −18℃라 상온에서 이미 불붙는 증기를 냅니다. 증기가 공기보다 무거워 바닥을 따라 흐릅니다.
- 필터를 달고 교체를 잊기 — 제조사가 1,440시간이라는 숫자를 준 이유입니다.
- 사람이 자는 방에서 무인으로 장시간 — 히터가 달린 장비입니다. 최소한 가연물을 치우고 감지기를 두는 정도는 갖추고 시작합니다.
그래서 오늘 무엇부터 하나
장비를 더 사기 전에 내가 어느 칸에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싸게 끝납니다.
- 내 프린터가 위 표의 어느 유형인지 확인합니다. 오픈형이라면 덕트를 알아보기 전에 인클로저가 허용되는 기종인지부터 봐야 합니다 — 제조사가 말리는 조합이 실제로 있습니다.
- 밀폐형이라면 필터를 마지막으로 언제 갈았는지 확인합니다. 누적 1,440시간(또는 60일)이 제조사가 준 기준입니다.
- 출력 중이 아니라 문을 여는 순간에 환기합니다. 챔버에 갇혀 있던 공기가 그때 한꺼번에 나옵니다.
- 배관을 계획한다면 지름과 풍량 단위부터 맞춥니다. 제품을 고르는 일은 그다음입니다.
참고 자료
- Bambu Lab Wiki — A1 FAQ (ABS·ASA가 유해·자극성 가스를 낸다는 서술, 오픈 프레임에 대한 비권장 문구)
- Bambu Lab Wiki — P1 Series FAQ (ABS 등의 냄새·유해가스 대응으로 활성탄 필터를 넣었다는 서술)
- Bambu Lab Wiki — Replace the Bambu Activated Carbon Air Filter (배출 전 여과, 수명 누적 1,440시간·60일)
- Bambu Lab Wiki — Replace H2 Series Air filter cover/Air filter (VOC 제거 명시, 교체 주기, 레이저 사용 시 주기 미확정)
- Bambu Lab Wiki — Replace H2 Series Active Chamber Exhaust (배기 7개, 열면 배출·닫으면 밀폐)
- Bambu Lab Wiki — H2D FAQ (배기 파이프와 별매 정화 장치의 유동 저항 비교)
- 뱀부랩 한국 공식 스토어 — P1S (에어 필터 항목, P1P·P1S의 지원 필라멘트 등급 표기)
기기별 공식 문서 — 내 기계는 어떻게 하라고 돼 있나
배기·여과 구조는 기종군마다 다릅니다. 아래는 제조사가 자기 기종에 대해 직접 적어 둔 문서입니다. 우리 글의 값이 아니라 그쪽 문서가 우선입니다.
- 뱀부랩 A1 · A1 mini — A1 FAQ (오픈 프레임에서의 ABS·ASA 권고)
- 뱀부랩 P1 계열 — P1 Series FAQ (활성탄 필터 탑재 사유)
- 뱀부랩 X1 계열 — 활성탄 필터 교체 (수명과 교체 절차)
- 뱀부랩 H2 계열 — 공기 필터 교체 · 능동 챔버 배기 교체
참고 영상 — 외부 영상 · 광고 아님
뽑로그가 만든 영상이 아니며 내용을 검증하지 않았습니다. 만드는 과정은 글보다 영상이 잘 보여 주는 영역이라 함께 겁니다.
- Addimotive — How to 3D Print SAFELY: Enclosure Exhaust Fan Calculation and Setup (배기 팬 풍량을 계산하는 방법)
- Shreyash Gupta — Solving ASA & ABS Air Filtration Problem in 3D Printing (ABS·ASA에 초점을 둔 여과 구성)
- Maker Mike — DIY Ventilation for 3D Printer Enclosure (인클로저에 배기를 직접 다는 과정)
자주 묻는 질문
ABS는 환기만 잘하면 오픈형 프린터로도 뽑을 수 있나요?
제조사가 권하지 않습니다. 뱀부랩 A1 FAQ는 A1이 밀폐나 정화 기능이 없는 오픈 프레임이라, 환기가 잘 되고 사람과 안전한 거리가 확보된 환경이 아니라면 ABS·ASA 출력에 쓰지 않기를 권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같은 제조사가 오픈형 P1P는 ABS를 '가능', 밀폐형 P1S는 '권장'으로 등급을 갈라 표기합니다.
배기 팬을 세게 돌리면 냄새가 줄어드나요?
냄새는 줄지만 출력이 나빠집니다. ABS는 식으면서 수축하는 소재라 챔버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배기는 공기와 함께 열도 빼냅니다. 뱀부랩 H2 문서도 배기를 열면 배출되고 닫으면 밀폐 환경이 된다고 적습니다. 출력 중에는 최소로 두고, 문을 여는 순간에 환기하는 편이 낫습니다.
활성탄 필터가 있으면 환기를 안 해도 되나요?
아닙니다. 제조사 문서가 말하는 활성탄의 대상은 VOC, 즉 냄새 성분입니다. 그리고 X1 필터 문서는 걸러진 공기가 챔버 밖으로 배출된다고 적는데, 여기서 밖은 집 밖이 아니라 방입니다. 미세입자까지 걸러 낸다는 주장은 문서에 없습니다.
활성탄 필터는 얼마나 자주 갈아야 하나요?
뱀부랩은 X1과 H2 시리즈 모두 누적 출력 1,440시간 또는 60일을 기준으로 제시합니다. 하루 4시간씩 돌리면 약 1년, 8시간이면 반년입니다. H2에서 레이저 기능을 함께 쓰는 경우의 주기는 아직 테스트 중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덕트를 창문으로 뺄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덕트 지름이 프린터나 인클로저의 배기구와 맞는지, 팬의 풍량 단위(CMH인지 CFM인지)가 비교 대상과 같은지, 필터가 냄새용인지 입자용인지, 그리고 창문 어댑터가 창을 닫은 상태로 고정되는지를 봅니다. 창을 열어 두면 배출한 공기가 그대로 되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