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 미니어처 서포트 완벽 가이드 — 자국 없이 실패 없이 뽑는 세팅
레진 미니어처 서포트의 모든 것. 모델 각도와 띄우기, 라이트·미디엄·헤비 굵기, 접점 크기, 아일랜드·흡입력 방지, 후처리 자국 최소화 면 배치까지 구체적 수치와 체크리스트로 정리했다.

레진 미니어처는 디테일이 생명이다. 0.05mm 칼날 같은 디테일을 살려놓고도, 서포트 자국 하나가 얼굴 한가운데 박히면 그 출력은 실패에 가깝다. 반대로 서포트를 너무 아끼면 출력 도중 부품이 떨어져 베드에 눌어붙거나, 레이어가 어긋난 '레이어 시프트'로 통째로 망친다. 결국 미니어처 출력의 성패는 슬라이서 안에서 서포트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서 절반 이상 갈린다.
이 글은 라이체(Lychee), 츄박스(Chitubox) 같은 슬라이서를 기준으로, 각도 → 띄우기 → 굵기·밀도 → 접점 → 아일랜드 → 후처리 면 배치 → 실패 방어 순서로 실전 수치를 정리한다. 기종·소재마다 미세 조정은 필요하지만,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는 검증된 범위를 제시한다.
1. 모델 각도 — 왜 45도 전후인가
가장 흔한 초보 실수는 미니어처를 베드에 똑바로 세워 출력하는 것이다. 똑바로 세우면 발바닥·망토 밑면이 베드와 평행한 거대한 평면이 되고, 이 평면이 한 레이어에 통째로 노출되면서 흡입력(suction force)이 극대화된다. FEP 필름에서 떨어지는 박리력이 한 면에 집중돼 디테일이 뭉개지거나 부품이 뜯긴다.
해결책은 모델을 기울이는 것이다. 일반적인 권장 각도는 수평 기준 30~45도다. 기울이면 얻는 이점이 세 가지다.
- 단면적 분산: 한 레이어에 노출되는 면적이 작아져 박리력이 줄고 디테일이 보존된다.
- 자국 위치 통제: 서포트를 정면·얼굴이 아닌 등·바닥·안쪽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 레진 배출: 오목한 부위(망토 안쪽, 방패 뒤)에 레진이 고이는 '레진 트랩'을 줄인다.
휴머노이드 미니어처(보병·영웅)는 보통 몸통을 옆으로 30~45도 눕히고 약간 비틀어, 얼굴과 가슴 정면이 위쪽 바깥을 향하게 한다. 얇고 긴 무기·창은 길이 방향이 Z축과 평행하지 않게 사선으로 눕혀 휨과 흡입을 동시에 잡는다.
2. 베드에서 띄우기 — 띄움 높이와 라프트
모델을 베드에 직접 붙이지 말고 서포트로 띄워라. 권장 띄움 높이는 4~6mm다. 이 공간이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 초반 바텀 레이어(보통 4~8층, 노출 25~40초)가 과경화되며 뭉치는데, 이 뭉침이 모델 본체가 아니라 라프트와 서포트 기둥에서 일어나게 한다.
- 출력 후 스크레이퍼를 넣어 떼기 쉽고, 세척 시 레진이 빠질 통로가 생긴다.
라프트는 스커트형보다 아일랜드형(island)·라프트형을 쓰고, 접착이 불안하면 라프트 두께를 늘리거나 베드 레벨링을 다시 잡는다. 베드 부착이 약하면 출력 중간에 통째로 떨어져 'FEP에 눌어붙은 레진 판'이 되니, 띄우기와 라프트는 타협하지 말 것.
3. 라이트·미디엄·헤비 — 굵기와 밀도
슬라이서의 라이트/미디엄/헤비 프리셋은 결국 기둥 굵기 + 접점 크기 + 밀도의 조합이다. 미니어처에서 무게중심 잡는 큰 줄기는 헤비, 디테일 면에 닿는 잔가지는 라이트로 섞어 쓰는 게 핵심이다. 출발 수치는 다음과 같다(0.03~0.05mm 적층 기준).
- 라이트: 기둥 지름 0.5~0.6mm, 접점(tip) 0.2~0.25mm. 얼굴·손가락·천 주름 같은 섬세한 면에.
- 미디엄: 기둥 0.7~0.9mm, 접점 0.3~0.35mm. 대부분의 몸통·팔다리 표준값.
- 헤비: 기둥 1.0~1.2mm, 접점 0.4~0.5mm. 큰 덩어리·무게를 받는 메인 기둥과 베이스 연결부에.
밀도는 '아래(베드 쪽)는 빽빽하게, 위(모델 쪽)는 디테일 따라 성기게'가 원칙이다. 무게가 실리는 하단 줄기는 두껍게 깔고, 모델에 닿는 끝은 라이트 잔가지로 분산시켜 자국을 최소화한다. 접점 사이 간격은 2~3mm를 기준으로, 처지는 돌출부에는 더 촘촘히 박는다.
4. 접점(tip) — 자국 크기를 결정하는 한 끗
실제 모델 표면에 남는 자국 크기는 접점 지름이 결정한다. 작을수록 자국은 작지만, 너무 가늘면 출력 중 떨어진다. 균형점은 다음과 같다.
- 접점 지름: 0.2~0.4mm. 평탄한 면은 0.3~0.4mm, 디테일 면은 0.2~0.25mm.
- 접점 깊이(침투 depth): 0.2~0.4mm. 살짝 파고들어야 안 떨어지되, 깊으면 자국이 커진다.
- 접점 상부 지름(upper/contact 위 굵어지는 부분): 0.5~0.7mm로 두어 끝이 부러지지 않게 보강한다.
팁: 가는 접점을 안정적으로 쓰려면 접점만 가늘게, 바로 아래 줄기는 굵게 가는 '깔때기' 구조가 좋다. 제거 시 닙퍼로 살을 자르지 말고 표면에서 톡 끊어지게 침투 깊이를 얕게 잡는다.
5. 아일랜드(island) 방지 — 공중에서 시작되는 면
아일랜드는 아래에 아무 받침 없이 허공에서 새로 생기는 영역이다. 칼끝, 망토 끝자락, 뿔, 손에 든 작은 소품처럼 그 레이어에서 처음 등장하는 점이 대표적이다. 받쳐주지 않으면 그 조각은 레진 탱크에 떨어져 떠다니다 다음 층을 망친다.
- 슬라이서의 아일랜드 감지(섬 검출) 기능을 켜고, 빨갛게 뜨는 모든 점에 서포트를 박는다.
- 레이어 미리보기를 위에서 아래로 넘기며 '갑자기 나타나는' 영역을 육안 확인한다. 자동 서포트는 이걸 종종 놓친다.
- 돌출 끝·날카로운 모서리·작은 점은 라이트 접점으로 반드시 한 개 이상 받친다.
자동 서포트를 한 번 돌린 뒤, 반드시 수동으로 아일랜드와 가파른 오버행을 보강하라. '자동 → 검수 → 수동 보강'이 미니어처 서포트의 정석 워크플로다.
6. 후처리 자국 최소화 — 어느 면에 자국을 남길까
자국은 '안 남기는 것'이 아니라 '안 보이는 곳에 남기는 것'이다. 우선순위를 정해 서포트를 몰아라.
- 1순위 배치 면: 바닥, 등판, 망토·옷 안쪽, 다리 뒤, 베이스에 가려지는 부위.
- 최대한 피할 면: 얼굴, 가슴 엠블럼, 손등, 정면 디테일.
- 평면보다 곡면·텍스처 면에: 매끈한 평면의 자국은 도드라지지만, 사슬갑옷·모피 같은 텍스처 위 자국은 도색하면 묻힌다.
모델을 기울이는 이유의 절반이 바로 이 자국 통제다. 기울여 정면을 위로 띄우면 서포트가 자연스럽게 등과 바닥으로 몰린다. 제거 후 남는 미세 돌기는 출력 직후 레진이 무를 때 다듬는 게 가장 깔끔하고, 2차 경화 후엔 아트나이프·사포(800→1200방)로 정리한다.
7. 실패 줄이기 — 레이어 분리와 흡입력
미니어처 출력 실패의 양대 원인은 과도한 박리력(흡입력)과 레이어 분리다. 둘 다 서포트·각도·노출 세팅으로 잡는다.
- 흡입력 컵 방지: 투구·방패·컵 모양처럼 오목한 면이 베드를 향하면 진공 컵이 생긴다. 컵 안쪽 방향을 위로 돌리거나, 가장 깊은 지점에 지름 1~2mm 배수 구멍(drain hole)을 뚫는다.
- 속 비우기(hollowing): 큰 덩어리는 벽 두께 1.5~2.5mm로 속을 비우고 배수 구멍 2개 이상(공기·레진 통로)을 둔다. 속을 안 비우면 무게와 흡입이 커져 떨어지기 쉽다.
- 레이어 분리·시프트: 모델이 출력 도중 떨어지면 서포트 굵기·밀도 부족이거나, 리프트 속도·노출이 안 맞는 것이다. 메인 기둥을 헤비로 키우고, 리프트 속도를 늦추며(예: 60~100mm/min), 소재 권장 노출값을 다시 캘리브레이션한다.
- 오버행 처짐: 45도보다 완만한 오버행 아래쪽은 처지므로, 접점 간격을 1.5~2mm로 촘촘히.
출력 전 최종 체크리스트
- 모델을 수평 기준 30~45도로 기울였는가? 정면이 위 바깥을 향하는가?
- 베드에서 4~6mm 띄우고 라프트를 깔았는가?
- 메인 기둥은 헤비, 디테일 면은 라이트로 섞었는가?
- 접점 지름 0.2~0.4mm, 침투 0.2~0.4mm로 자국을 통제했는가?
- 아일랜드 감지를 켜고 빨간 점을 전부 받쳤는가? 레이어 미리보기로 눈으로 재확인했는가?
- 오목면에 흡입 컵이 생기지 않게 방향을 돌리거나 배수 구멍을 뚫었는가?
- 큰 덩어리는 벽 1.5~2.5mm로 속을 비우고 구멍 2개 이상 뚫었는가?
- 자국이 얼굴·정면이 아닌 등·바닥·안쪽에 몰렸는가?
이 수치들은 절대값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같은 세팅이라도 기종, 레진 점도(특히 ABS-like vs 표준), 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작은 테스트 모델로 한두 번 돌려 접점이 잘 떨어지는지, 떨어진 부품은 없는지 확인한 뒤 본 출력에 들어가는 습관이 결국 실패율과 사포질 시간을 가장 크게 줄여준다.